흥행 새 역사 쓴 '쥬라기월드 : 폴른킹덤' 비결은 '가위질'과 '키즈관객' 덕분?
흥행 새 역사 쓴 '쥬라기월드 : 폴른킹덤' 비결은 '가위질'과 '키즈관객' 덕분?
  • 조혜리 기자
  • 승인 2018.06.11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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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 내 노키즈존 신설 목소리까지 나와 ... 기본과 예의 실종된 대한민국 문화 현주소 씁쓸해

(이 기사는 영화의 스포일러가 다소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지난 6일 개봉한 쥬라기 공원의 다섯번째 시리즈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이 4일만에 300만명을 동원하는 등 압도적인 흥행을 이어가며 흥행 새 역사를 쓰고 있는 가운데, 한국 정식 개봉 버전의 편집과 이로 인한 부작용을 두고 관객들의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우선 이번에 개봉한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의 국내 버전의 총 상영 시간은 127분 36초. 그러나 오리지널판은 128분 17초로, 약 40초 차이가 있다.

삭제된 장면은 영화 속 인도 랩터가 위틀리(테드 레빈)의 팔을 잡아 뜯어버리고 잡아먹는 잔인한 장면과 렉시와 카르노타우루스가 엘리 밀스(라프 스팰)를 두고 싸우다 포효하는 장면 등으로 알려졌다. 특히 두 육식공룡의 대결 장면과 포효하는 장면은 '쥬라기 공원' 팬들이면 누구나 추억할 수 있는 장면을 오마주했기 때문에 그만큼 의미가 깊은 컷이었다.

이렇듯 '쥬라기 공원'을 오마주하는 등 영화를 더욱 즐겁게 감상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컷을 싹둑 자른 한국 배급사 측을 향해 관객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는 것. 여기에 엎친데 덮친격으로 12세 관람가 등급을 받자, 극장에는 부모를 동반한 어린이 및 청소년 관객들이 우르르 몰렸다.

때문에 극장 안에는 이른바 '키즈 관객'들이 떠들어대는 소음때문에 영화 몰입이 안된다는 불만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으며, 노키즈존을 만들어야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 큰 논란은 아이들을 데리고 온 어른들의 태도다.

한 네티즌은 "진짜 10년 전에는 영화관 조용했는데 해가 지나면 지날수록 애들이 시끄러워진다"며 "조용히 시키지는 못하고 같이 얘기하면서 보고있는 부모들이 더 문제"라고 불만을 토해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초등학생들이 공휴일이라고 앞에서 꽥꽥 공룡소리 내는거 참느라 힘들었다"며 "그 자리에서 정말 티라노가 되고 싶었다"고 말했다.

따라서 일부 관객들은 아이들이 오지 않는 시간대를 피해 심야영화를 즐기기도 한다. 이처럼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이 흥행을 위해 등급 심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장면들을 무리하게 편집했다는 논란이 커지자, 국내 배급사인 UPI 코리아 측은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은 각 나라마다 시장 환경에 따라 상영 버전을 선택할 수 있다"며 "국내 상영 버전은 감독 및 제작자, 제작사의 모든 승인을 거쳐 본사로부터 제공받은 정식 상영 버전"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대다수 관객들은 현충일 연휴 역대급 흥행을 위해서 12세 관람가가 반드시 필요했고, 때문에 어린이, 청소년 관객들이 보기 힘든 잔인한 장면을 무리해서 잘라냈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은 가족 관객 층에 힘입어 현충일 연휴 당일에만 118만 명을 동원하며 흥행 신화를 써내려가고 있다. 대만, 홍콩 버전에서만 해도 버젓이 등장하는 장면이 우리나라 개봉 버전에서는 자취를 감추자 당연히 의문을 제기할 수 밖에 없는 부분이다.

가족 단위 관객의 '넘침'을 욕하는 것이 아니다. 철없이 뛰노는 어린이, 청소년 관객들로 인해 일반 관객들이 피해를 보지 않게 지도 편달해야할 책임이 있는 성인 관객들의 무지와 이기심이 이 같은 논란을 더욱 가중시켰다.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은 25년 전 선보인 '쥬라기 공원'의 오마주로 가득해 이제는 중장년층이 된 관객들에게도 공룡에 대한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영화다. 각자의 추억은 더할 나위없이 모두 소중하다. 그러나 이번 논란은 그 추억을 잔인하게 가위질한 국내 배급사와 그런 배급사 덕분에 극장을 찾은 젊은 가족 관객층이 만들어낸 유일무이 대한민국 극장 문화의 현주소였다. 이 것이 바로 우리가 문화 선진국이라고 떳떳하게 말하지 못하는 씁쓸한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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