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가니니 콩쿠르 9년 만에 등장한 한국인 최초 우승자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
파가니니 콩쿠르 9년 만에 등장한 한국인 최초 우승자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
  • 김선형 기자
  • 승인 2018.11.05 1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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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관적인 연주자. 그의 파가니니는 흥미롭고, 품위 있다”
- 지휘자 파비오 루이지-

2018년 금호아트홀 상주 음악가로 활동하고 있는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가 지난 5월 3일(목) 금호아트홀 공연 실황으로 녹음한 데뷔 앨범 [파가니니: 24개의 카프리스]를 도이치 그라모폰 레이블을 통해 11월 5일(월) 발매한다.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는 제54회 프레미오 파가니니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2015)에서 2006년 이후 9년 만에 나온 우승자이며, 한국인 최초로 1위를 수상하며 세계 클래식계의 주목을 받았다. 파가니니 콩쿠르는 살바토레 아카르도(Salvatore Accardo), 레오니다스 카바코스(Leonidas Kavakos), 기돈 크레머(Gidon Kremer) 등 거장 바이올리니스트들을 우승자로 배출한 콩쿠르이다.

이번 데뷔앨범으로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는 과감하게 니콜로 파가니니의 <24개의 카프리스> 전곡을 선택했고, 특별히 공연 실황을 담기로 했다. 카프리스 전곡을 실황 녹음하는 것은 큰 무게로 다가와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는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는 이렇게 전했다.

근심과 망설임 가운데 나에게 도전의 용기를 불어넣어 준 것은 내가 카프리스를 통해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는 확신이었다. 모든 바이올리니스트라면 피해 갈 수 없는 이 곡을 나만의 이야기로 펼쳐보고 싶은 욕심이 났다. 그리고 그 이야기가 전달력을 갖게 된다면, 무수히 많은 카프리스 레코딩 중 나의 것이 조금이라도 의미를 갖게 되리라 믿었다. 이번만큼은 콩쿠르, 오디션에서 요구하는 연습곡의 카프리스가 아닌 누군가를 위한 의미 있는 카프리스로 거듭났으면 했다. 실수하지 않기 위해 하는 연주가 아닌, 수많은 음들 사이사이 우리가 모르고 지나쳤을 감정들을 수색해보는 그런 연주. 이 곡이 정말로 소통할 가치가 있다는 걸 인간적으로 보여주는 연주 말이다.”

1971년 제네바 콩쿠르에서 첼리스트 정명화가 우승한 이후로 한국 클래식 음악가들의 국제 콩쿠르 입상과 세계 클래식 무대 진출은 놀랍게 성장했다. 피아노와 성악이 대부분 강세이지만 바이올리니스트들의 국제적인 활약도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를 초석으로 사라장, 김수연, 클라라 주미강, 신지아 그리고 에스더 유, 임지영, 김봄소리 등 젊은 연주자들이 역시 세계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상대적으로 국내외 클래식 무대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한국인 바이올리니스트들은 여성 바이올리니스트가 주를 이루고 있다. 남성 바이올리니스트로서는 최초의 한국인 도이치 그라모폰(DG) 아티스트인 바이올리니스트 김영욱, 1976년 퀸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3위를 한 바이올리니스트 강동석 정도를 들 수 있다. 이러한 부분들에서 우리가 ‘파가니니 콩쿠르 9년 만에 나타난 우승자 및 최초의 한국인 우승자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를 젊은 남성 바이올리니스트들의 세계적인 활동의 신호탄이 되길 희망해볼 수 있는 이유이다.

◆ 파가니니가 단 한 번도 청중들에게 연주한 적이 없는 바이올린 독주곡

바이올린 독주를 위한 음악적 성서가 두 가지가 있다면 구약은 J.S. 바흐의 <무반주 바이올린을 위한 3개의 소나타>와 <3개의 파르티타>이고, 그보다 변덕스러우며 훨씬 더 비르투오소적인 신약은 바로 니콜로 파가니니의 <24개의 카프리스>일 것이다. 파가니니 <24개의 카프리스>의 기원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는데 가능한 설명 중 하나는 리코르디가 1820년에 카프리스들을 출판하기 전까지 상당한 시간 동안, 파가니니 스스로 개인적인 연습을 위해서만 연주해왔다는 설명이다. 그가 청중들 앞에서 이 곡을 연주한 적이 한번도 없었다는 사실이 이런 추측에 신빙성을 부여하고 있다.

파가니니의 몇몇 작품들에서 하모닉스, 왼손 피치카토와 같은 고난도 테크닉을 맘껏 구사하며 G현 하나만으로 연주하는 모습까지 보여주던 것과는 달리, 카프리스에서 파가니니는 이 작품을 연주하는 이들을 위해 다소 절제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나 그가 Op. 1에 대해 ’예술가들에게’라는 헌사를 썼다고 해서 연주자들의 고통이 경감된 것은 결코 아니다. 작품을 연주하는 이들은 스피카토, 스타카토, 살타토, 스타카토 볼렌테와 리코셰를 비롯한 온갖 종류의 활을 튀기는 주법들과, 3도, 6도, 옥타브와 10도까지 포함하는 기상천외한 인터벌들, 겹음주법, 삼중코드, 심지어 사중 코드에 이르는 온갖 난관과 마주하게 된다.

오랜 시간 동안, 이 카프리스들은 바이올리니스트들에게는 좌절을, 보는 이들에게는 당혹감을 선사했다. 연주자를 돕기 위해 피아노 반주를 덧붙이려는 다양한 시도가 존재하였지만, 2차 세계대전 이후 이 작품이 대중의 이목을 끌어모으게 되자 많은 연주자들이 홀로 기꺼이 이 도전에 맞섰다. 지극히 흥미로우며 도전하기에 충분한 가치를 가진 이 일련의 작품들을 훌륭히 연주해 냄으로써, 양인모는 영예로운 프레미오 파가니니 콩쿠르의 우승자로서의 사명을 당당히 감당해내고 있다.

보스톤 글로브지로부터 “흠잡을 데 없는 기교와 부드럽고 따뜻한 음색” 그리고 “내면의 진솔함을 연주로 표출해내는 매력적인 능력”이라 극찬 받은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는 2015년 3월, 이탈리아 제노아에서 열린 제54회 프레미오 파가니니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에서 9년 만에 탄생한 우승자이다. 그는 이와 함께 최연소 결선 진출자상, 현대 작품 최고 연주상, 청중상에 이르는 특별상을 휩쓸며 바이올린 채널로부터 ‘새로운 세대의 가장 재능 있는 젊은 현악 거장’으로 꼽혔다.

명성 높은 콩쿠르에서의 1위 수상은 세계 전역의 유서 깊은 공연장과 명문 악단의 초청으로 이어졌다. 대표적으로는 카네기홀 와일 리사이틀 홀에서의 데뷔 무대를 포함하여, 파비오 루이지 지휘의 덴마크 방송교향악단 협연 초청, 제노바에서 파가니니가 생전에 사용하던 악기인 ‘과르네리 델 제수'로 연주한 리사이틀 등이 있다.

양인모는 2017년 여름, 라비니아 뮤직 페스티벌에서 루체른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협연하였고, 드레스덴 뮤직 페스티벌과 예후디 메뉴인 그슈타트 페스티벌에서 데뷔 무대를 선보였다. 또한 버지니아의 페어팩스 심포니, NEC 필하모니아와 협연하였고, 스위스 취리히 필하모니아, 서울시립교향악단, 보스턴 필하모닉 유스 오케스트라(남미 투어), 프랑스 내셔널 오케스트라와의 협연 데뷔 무대를 가졌다.

2018년에는 금호아트홀 상주 음악가로 선정되어, 한 해 동안 정기적으로 다양한 공연을 올리며 국내 관객과 만나고 있다. 또한 이 상주 음악가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선보인 파가니니 24 카프리스 전곡 연주는 실황 녹음되어 2018년 11월, 도이치 그라모폰 레이블로 출시된다. 

1995년 한국인 부모님 아래, 인도네시아에서 태어난 양인모는 11세에 이원문화센터 꿈나무 콘서트에서 데뷔 리사이틀을 가졌으며, 이후 13세에 금호영재콘서트 무대에서 그 음악성을 드러내며 주목을 받았고, 15세에는 KBS교향악단과의 무대를 통해 오케스트라 협연자로서도 데뷔했다. 2011년 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영재교육원을 졸업한 이후,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영재 입학하여 수학했다. 현재는 뉴잉글랜드 음악원에서 미리암 프리드 사사로 최고연주자과정에서 유일한 바이올리니스트로 발탁되어 수학하고 있다.

양인모는 뉴잉글랜드 음악원의 후원으로 요제프 요아힘이 브람스 협주곡을 초연할 때 사용했던 바이올린, 1714년 스트라디바리우스 ‘요아힘-마'로 연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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